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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를 깊이 생각하라 / 히브리서 3:1

1 그러므로 함께 하늘의 부르심을 받은 거룩한 형제들아 우리가 믿는 도리의 사도이시며 대제사장이신 예수를 깊이 생각하라

얼마전에 “신과함께”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인데 사람이 죽으면 저승에서 49일동안 7번의 심판을 거쳐 다음 세상으로 환생하게 된다는 불교의 교리가 바탕이 되는 영화였습니다. 여러 종교가 공존하는 나라에 살기 때문에 다양한 가치관을 배경으로 한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이왕이면 성탄절을 맞이하는 절기에 기독교적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영화가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아직 우리나라 기독교의 문화적인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은 아닌가 반성을 해보게 됩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잡은 일종의 종교적인 관념이 있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이 세상의 대부분의 종교들은 신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결국은 사람이 중심이 됩니다. 내가 착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것이고 내가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하는데 신앙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종교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관념입니다. 신은 다만 인간의 뒤치다꺼리를 하여 인간이 저지른 일들의 결과에 따라 상벌을 내리고 인간이 바라는 바를 배달해 주는 존재일 뿐입니다.

그런 관념을 가지고 신앙생활을 하기 때문에 열심히 봉사했는데 알아주지 못하면 시험에 들고 열심히 기도했는데 얻지 못하면 시험에 듭니다. 우리가 가진 종교의 관념에 어긋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경에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책이 욥기입니다. 착하게 살았는데 고난을 받는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다른 종교를 기준으로 본다면 착하게 살려고 노력하면 칭찬을 받고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면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그 정성을 칭찬하겠지만 기독교 신앙은 우리에게 좀 다른 것을 가르칩니다. 내가 스스로 착하게 살려고 하면 율법주의라고 비판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하는 것을 기복신앙이라고 비판합니다.

그러면 뭘 어떻게 해야 합니까? 성경은 무엇보다도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예수 그리스도에게 주목하라고 말합니다. 이런 가르침은 우리에게 즉각적으로 이해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경을 읽어도 우리의 종교적인 상식에 부합하는 말씀만을 골라서 기억하고 정작 성경이 강조하는 이야기들은 잘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 주간에 매일성경의 본문을 따라 우리는 예수님에 대한 본문들, 예수님이 어떤 분이시며 그 분이 우리를 위해 무엇을 하셨는지에 대한 본문들을 묵상을 해왔습니다. 특히 에베소서, 빌립보서, 골로새서에서 한구절씩 묵상을 했고 오늘은 히브리서를 묵상합니다. 이 서신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 고난과 박해 속에서 쓰인 서신들입니다. 에베소서, 빌립보서, 골로새서는 우리가 흔히 옥중서신이라고 분류하는 서신들입니다. 사도 바울이 복음을 전하다가 감옥에 갇혔을 때에 기록한 서신들이기 때문입니다. 히브리서도 고난 중에 있는 성도들을 위로하고 흔들리는 믿음을 바로 세우기 위해 쓰인 서신입니다. 그런데 이런 서신들이 한결같이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깊이 묵상하는 서신들이기도 합니다.

감옥에 갇히면 사람들은 무엇에 대해 생각하게 될까요? 내가 어쩌다가 이런 일을 당했나? 나는 이제 어떻게 되는 것일까? 나는 여기서 어떻게 나갈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고난을 당하게 되었을 때에도 왜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내가 무엇을 잘못했길래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 것인가? 이런 질문들을 하지 않습니까?

이런 질문에 대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답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내 자신에게서 이유와 해결책을 찾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내 탓이니 내가 잘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나 혼자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겨서 세상의 구조적인 문제를 보지 못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청년실업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에 기성세대가 청년들에게 정신차리고 열심히 노력하면 된다고 말하면 청년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 걸 어떻하냐고 반문합니다. 그들에게 무엇이라고 대답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또 다른 답은 다른 사람들에게서, 사회적인 제도와 체제에서 문제를 찾는 것입니다. 이 세상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내가 이런 일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나 스스로 변화하는 것도 어렵지만 세상을 바꾸는 것은 더더구나 어렵기 때문에 절망의 이유들만을 주게 될 뿐입니다. 그리고 결국 이 세상을 바꿔가야 하는 개인의 책임과 윤리를 외면하게 만들기 쉽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그저 시간이 가면서 쌓여가는 원망과 불평을 꾹꾹 눌러가며 사는데 누군가 불평을 터뜨리면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이란 겉으로 치장된 미사여구를 빼고 보면 “너만 힘드냐 나도 힘들다 뭐 그런 정도 일을 가지고 그렇게 앓는 소리를 하느냐 안그래도 힘든데 너 때문에 더 힘들다”는 말뿐아닙니까?

나는 내 힘으로 내 죄에서 벗어날 수 없고 의로운 일을 성취할 수도 없습니다. 세상을 바꿀 수도 없고 세상을 이길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잠시 생각을 멈추고 나와 이 세상에 대한 관심을 내려놓고 예수에 대해 생각하라고 말씀합니다. 나도 할 수 없고 남도 할 수 없는 그 일을 예수님이 하셨다고 가르칩니다.

예수님은 죄의 권세를 깨뜨리셨고 죽음을 이기셨고 세상을 이기셨습니다. 예수님이 이 어두운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시작하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혼자 대단하시고 혼자 위대하시고 혼자 모든 영광을 다 받으시는 분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하시고 우리에게 그 능력을 베풀어 주시고 우리에게 하늘의 영광과 기쁨을 나눠주십니다.

그래서 바울과 사도들은 고난 중에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예수님이 하셨고, 내가 감당할 수 없는 것을 예수님이 감당하셨고 내가 감히 바랄 수 없는 것을 예수님이 주신다고 약속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고난 속에서도 질문합니다. 그분이 우리를 위해 어떤 일을 행하셨는가? 그분이 정말로 그 일을 행하셨는가? 그분이 누구시길래 이런 일을 행하실 수 있는가? 성경이 진실이고 예수님이 하신 모든 일이 사실이라면, 우리의 인생의 유일한 소망은 내 자신 혹은 다른 사람들, 혹은 이 세상의 제도와 체제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예수 안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고난을 당한다 해도 이 고난이 예수를 위한 고난이라면 나에게 소망이 있습니다. 내 잘못과 실수로 당하는 어려움이라고 해도 예수님이 나와 함께 하신다면, 나를 사랑하신다면 나는 이 고난을 이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그 예수와 내가 무슨 관계가 있느냐,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성탄절은 우리의 시선을 예수님께 돌리게 하고 예수님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합니다. 더 나아가 교회의 모든 절기들은 우리의 삶의 중심으로 예수에게로 조정하기 위한 시간을 줍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절기들을 통해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예수 그리스도의 삶,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예수 그리스도의 승천, 다시 오시겠다는 예수 그리스도의 약속, 그리고 성령을 통해 그분이 오늘 우리와 함께 하심을 기억하게 합니다. 우리가 예수를 깊이 생각해야 하는 이유는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시며 그 분이 우리를 위해 어떤 일을 행하셨으며 지금 내가 예수 그리스도와 어떤 관계에 있느냐가 내가 누구이며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며 나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오심을 기뻐하는 이유는 그분 안에 우리의 모든 소망이 있고 그분이 우리의 길이시고 진리이시고 생명이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를 깊이 생각하고 그분이 누구신지, 그분이 우리를 위해 무엇을 행하셨는지, 나는 지금 예수 그리스도와 어떤 관계에 있는지 다시 돌아보고 깨닫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풍성한 은혜를 누리는 복된 한주간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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