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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의 표적 / 시편 105:24-27

24 여호와께서 자기의 백성을 크게 번성하게 하사 그의 대적들보다 강하게 하셨으며
25 또 그 대적들의 마음이 변하게 하여 그의 백성을 미워하게 하시며 그의 종들에게 교활하게 행하게 하셨도다
26 그리하여 그는 그의 종 모세와 그의 택하신 아론을 보내시니
27 그들이 그들의 백성 중에서 여호와의 표적을 보이고 함의 땅에서 징조들을 행하였도다

여러분의 인생에서 경험한 기적은 무엇입니까? 좀처럼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 바로 그때 일어나서 나를 곤경가운데서 건져주었던 경험을 가지고 계십니까? 저는 군생활을 할 때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큰 사고를 내었는데 다행히도 크게 다치지 않았던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너무 놀랐고, 군생활 중에 일어난 일이라 그 사고를 통해 여러 가지로 조사도 받고 힘든 일이 많았었기 때문에 잘 넘어간 것으로 안도하며 별로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잊고 지냈었는데 한참을 지난 어느 날 문득 생각해보니 그때 조금만 차가 충돌하던 위치가 달랐다면 큰일이 날 뻔 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참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는데도 내가 모르고 지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기적이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도 있겠지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 자체가 기적과 같은 일들로 가득 차 있는데 우리가 그것을 모르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확률이라는 말로 표현하자면 매 순간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확률적으로는 기적에 가까운 일들의 연속일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이 자리에 예전에는 서로 알지 못하던 우리가 바로 이 시간에 함께 모여 예배드리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도 참으로 일어나기 지극히 어려운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아닙니까?

우리의 인생에서 바로 그날 그때 때마침 큰 도움과 은혜를 경험하기도 하고 또 바로 그날 그때 하필이면 피할 도리 없이 힘겨운 일을 겪게 되기도 합니다. 파도는 예측할 수 없지만 파도를 타는 사람은 그 예측할 수 없는 파도를 타는 연습을 통해 예측할 수 없는 파도를 통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며, 역류하는 부정적인 힘들로부터 받는 영향을 최소화하며 우리가 가야 하는 그곳을 바라보며 매일 매일 곡예와 같은 삶을 살아가는 것이 믿음의 현장입니다.

시편 105편은 이스라엘의 역사 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의 고백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 본문은 이스라엘의 출애굽 사건을 회상하며 10가지 재앙을 애굽에 내리시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원하신 “여호와의 표적”에 대해 말씀합니다. 같은 내용을 출애굽기에서도 찾아 볼 수 있지만 출애굽기에는 당시에 일어난 일에 대한 기록이 담겨 있고 시편에는 그 일을 회상하며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찬양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성경 속에서 많은 기적의 기록을 봅니다. 기적은 우리를 믿음으로 인도하기도 하고 때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믿음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성경은 기적을 통해 하나님의 능력을 증명하며 우리의 믿음을 요청하지만 오늘날 또한 많은 사람들은 기적에 대한 기록 때문에 성경을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예수님이 기적을 일으키시는 분이시기에 우리가 믿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오늘날에는 예수님이 기적을 일으키신다고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성경을 신뢰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성경 속에서 기적은 일상화되어 있습니까? 성경은 기적적인 사건들로 가득하고 성경 속에서 사람들은 늘 기적을 기대하고 기적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우리가 성경을 찬찬히 읽어보면 꼭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곧 알게 됩니다. 성경속의 인물들도 기적을 낯설고 놀랍게 여깁니다. 때로는 믿기를 거부하기도 하고 때로는 기적을 보고도 믿음의 확신과 삶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기도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계시다는 증거가 기적적으로 나타나기만 하면 쉽게 믿을 수 있고 우리 주위의 사람들에게도 전도하기가 쉬울 것같이 생각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의 기적을 보고도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그 의미를 깎아 내리고 믿지 않을 이유들을 찾아내며 자신의 불신앙을 정당화하는 모습을 성경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성경은 때로는 기적이 없는 믿음의 현장을, 현실의 어려움, 무거운 고난의 짐을 그대로 지고가면서도 믿음의 길을 끝까지 걸어가는 신실한 믿음의 사람들의 삶을 보여 줍니다.

유진 피터슨 목사님은 “다윗: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이라는 책에서 “다윗 이야기에는 단 한 번의 기적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글을 읽고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라서 다시 다윗의 인생을 생각해 보았는데 우리가 전형적으로 기적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사건들, 자연의 질서가 깨뜨려지고 초자연적인 하나님의 개입이 나타나는 그런 기적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다윗이 골리앗을 향해 맞설 수 있었던 것도 그가 기적을 믿는 사람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사자와 싸우고 곰과 싸워보았던 그의 경험, 물매돌을 다루는 그의 기술을 자신하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지금 하나님과 하나님의 백성들을 모독하는 악한 자 앞에서 가만히 있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믿음의 도전을 하게 된 것입니다.

다른 군사들은 과도한 두려움에 빠져서 지금 그들의 눈앞에 있는 한 인간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잃고 있었지만 자신과 함께 하셨던 하나님에 대한 믿음의 확신을 가진 다윗의 눈에는 골리앗도 덩치만 큰 하나의 사람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골리앗을 쓰러뜨릴 수 있는 길을 보게 되었고 그 결과로 참으로 기적같은 승리의 사건을 가져 온 것입니다.

지난주까지 살펴보았던 에스라의 시대, 좀 더 넓게 보아서 포로로부터 귀환하던 에스라와 느헤미야서에 기록된 시대에도 기적에 대한 기록이 없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포로에서 돌아와서 무너진 성전을 다시 짓고 무너진 성벽을 다시 건축하면서 여러 가지 어려운 형편들을 이겨내며 그들은 방해하는 세력들과 싸우며, 한손으로는 일하며 한 손으로는 무기를 들고 그렇게 한켜 한켜 성전, 성벽의 벽돌을 쌓으며 그들의 믿음을 새로 일으켜 갔던 것입니다. 그래서 폐허 속에서 하나님의 백성이 다시 회복되는 기적적인 역사가 일어나게 된 것입니다.

성경에는 결코 기적이 일상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는 예수님의 시험에 대한 말씀에서 기적을 거부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봅니다. 예수님이 시험받으실 때 예수님은 기적을 일으키라는 사탄의 요구를 유혹이라고 생각하셨고 돌을 들어 떡을 만들기를 거부하셨고 돌로 떡을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먼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야 함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부자와 나사로의 비유를 보아도 죽어서 지옥에 간 부자가 천국에 있는 아브라함에게 부탁해서 나사로를 자기 형제들에게 보내서 그들이 이 곳에 오지 않게 해달라고 할 때에 아브라함은 부자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모세와 선지자들에게 듣지 아니하면 비록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는 자가 있을지라도 권함을 받지 아니하리라” 이미 그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그들의 말을 듣고도 믿지 못하면 죽은 사람이 살아나는 기적을 보아도 믿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바리새인들이 기적을 요구할 때에도 거부하셨습니다. “바리새인들이 나와서 예수를 힐난하며 그를 시험하여 하늘로부터 오는 표적을 구하거늘 예수께서 마음속으로 깊이 탄식하시며 이르시되 어찌하여 이 세대가 표적을 구하느냐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세대에 표적을 주지 아니하리라”(마가복음 8:11-12) 예수님을 시험하며 불신앙 가운데 빠져서 어떤 기적을 보아도 믿지 않으며 늘 더 큰 기적만을 구하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은 표적을 주지 않으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자신의 유익을 위해서는 기적을 바라지만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는 한 없이 게으르고 온갖 핑계로 가득한 우리의 삶에 하나님이 기적을 허락하시겠습니까?

성경에서 기적은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방법입니다. 하나님은 때로는 기적을 통해, 때로는 고난을 통해, 때로는 우리의 일상의 매 순간의 순종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십니다.

성경에서 기적은 여러 가지로 표현됩니다. “이적(異蹟)”, “기사(奇事)”와 같은 말을 사용할 때에는 낯설고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낯선 세계를 접하는 것, 우리의 일상에서 기대할 수 없었던 일이 일어나는 것은 우리의 시선을 주목시키고 우리에게 생각을 불러 일으킵니다. 이 세계의 한계를 깨닫게 하고 이 세계를 넘어선 초월적인 세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고 내 경험과 지식의 한계를 발견하며 더 놀라우신 하나님의 은혜의 세계를 바라보게 됩니다.

특히 표적(表蹟)이라는 말은 영어로는 sign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사건 자체보다는 그 사건 뒤에 있는 의미에 더 주목을 하고자 할 때 사용합니다. 특히 요한복음에서 예수님의 표적은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이 나타나는 사건이 됩니다. 표적을 통해 기적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기적으로 행하시는 예수님이 주목을 받고 그분에 대한 믿음을 불러일으킬 때에 그 사건을 표적이라고 말합니다.

우리의 주위에는 우리의 믿음을 불러일으키고 우리를 하나님 앞으로 더 가까이 나아가게 하시는 은혜의 부르심이 있다. 일상 속에서 때로는 일상을 벗어난 곳에서 하나님은 우리를 부르시고 우리의 시선을 들어서 하나님이 행하는 일을 보게 하시며 우리가 하나님의 역사에 동참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게 하십니다. 오늘도 하나님의 부르심에 바르게 응답하는 은혜가 모든 성도님들에게 함께 하시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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