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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지혜자 아굴의 기도 / 잠언 30:1-9

오늘 소개해 드릴 기도는 아굴의 기도입니다. 여러분은 아굴이 어떤 사람인지 아십니까? 모르신다면 모르시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만약에 여러분이 아브라함이나 모세나 다윗에 대해 잘 모르신다고 하면 성경을 잘 읽어보시라고 말씀을 드릴 수 있지만 아굴의 경우는 다릅니다. 성경이 아굴에 대해서 그의 이름 외에는 어떤 것도 알려주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의 기도를 소개해드렸습니다. 성경에 기록이 되어 있는 아브라함, 야곱, 모세, 기드온, 한나, 다윗, 솔로몬의 기도는 그들의 인생의 중요한 시점에 드린 기도들이었기에 그들의 기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들의 삶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소개해드리는 아굴의 기도는 아굴이라는 사람이 드린 기도라는 것 외에는 어떤 배경도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아굴이라는 사람 자체가 오늘 본문 외에는 성경에 등장하지 않습니다. 오늘 봉독한 본문은 잠언 30장의 일부인데 잠언 30장 전체가 아굴의 잠언이라고 불립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7절에서 9절에 아굴의 기도가 담겨 있습니다.

아굴에 대해서 우리가 아는 전부는 오늘 본문 1절에 있습니다. “이 말씀은 야게의 아들 아굴의 잠언이니 그가 이디엘 곧 이디엘과 우갈에게 이른 것이니라” 그는 야게의 아들이고 잠언 30장에 실려 있는 잠언을 말한 사람이라는 것 뿐입니다. 아버지가 야게라는데 야게나 누군지도 모르겠고 이디엘과 우갈에게 말한 것이라는데 도무지 이디엘과 우갈이 누군지도 알수 없습니다. 아들인지 제자인지 친구인지 동네사람인지 우리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4명의 이름 모두 이곳에만 등장하고 성경의 다른 곳에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성경 중에서 잠언이라는 책은 우리가 보통 솔로몬이 지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내용이 그렇지만 일부의 내용은 솔로몬과는 상관이 없는 글입니다. 오늘 본문이 그렇고 그 뒤에 이어지는 31장도 그렇습니다. 31장은 르무엘 왕의 어머니의 잠언이라고 소개되는데 르무엘 왕도 누군지 우리는 전혀 아는 것이 없습니다. 그래도 왕이라는데 성경 어디에도 그런 이름의 왕이 없습니다. 무슨 사무엘 짝퉁도 아니고 이 사람이 언제 어디서 다스렸는지에 대한 기록을 우리는 전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아마도 당시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나라의 왕이거나 본명이 아닌 별칭으로 기록이 된 것일 것입니다.

잠언이라는 책은 솔로몬이 혼자서 저술한 하나의 저작이라기 보다는 솔로몬의 잠언을 중심으로 당시에 알려진 지혜로운 말들을 모은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굴이라는 사람에 대해 알려진 것이 전혀 없고 오직 오늘 본문에 나와있는 한 줄의 기록 뿐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뭔가 실마리를 찾아보려고 상상을 덧붙여서 여러 이론들을 내놓았습니다. 실존 인물이 아니라 일종의 상징적인 이름들로 보기도 하고 이스라엘 사람이 아니라 주위의 유목민족들에 속한 사람이었다고 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무엇하다 확실하고 분명한 것이 없습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아굴이라는 사람은 그리 대단한 업적을 남겨서 역사에 기록될만한 그런 사람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었고 삶의 지혜를 가진 사람이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어도 적어도 이디엘과 우갈이라는 두 명의 사람들의 삶에는 선한 영향을 미쳤던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 추측으로는 그 중에서 이디엘이라는 사람이 그래도 출세를 해서 왕궁에서 일할 수 있게 되었고 솔로몬의 잠언을 편집을 할 때에 자신의 스승의 글도 같은 영감을 가진 말씀으로 함께 편집을 하도록 도와서 잠언이라는 책을 만들게 된 것으로 생각해 봅니다.

제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게 될 즈음에 학교 도서관에 책을 기증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신대원을 다니면서 성적장학금은 별로 받은 기억이 없고 주로 도서관에서 근로장학을 해서 장학금을 받았습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꽂는 알바를 한 것인데 좀 힘들기는 했지만 도서관의 구조와 책의 배열, 그리고 어떤 책들이 주로 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신학교 도서관이다보니 대부분 신학과 관련된 책들이었고 일반 도서들의 양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래도 신학생들이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제가 가지고 있던 책 중에서 그래도 괜찮은 일반 서적들인데 제가 꼭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을 것 같은 책들을 골라서 한 27권 정도를 기증을 했습니다. 도서관에 기증을 하는 것이니까 나중에 필요하면 신학교 도서관에서 찾아 보면 될 것이고, 또 책을 정리하다보니까 기증을 한 사람의 이름을 표시해 놓은 것을 보았기 때문에 학교는 졸업을 하지만 뭔가 제 이름을 제가 수고했던 도서관에 남기고 간다는 것이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졸업을 얼마 앞두지 않은 어느날에 도서관에 들려서 제가 기증한 책들이 잘 정리되어 꽂혀있는지를 확인해보고 싶어서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분명히 제가 기증한 책인데 당시에 퇴임하신 총장님 이름이 쓰여 있는 것입니다. 총장님도 퇴임하시면서 책을 많이 기증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아, 우리 총장님도 나와 같은 책을 보셨구나. 참 같은 책을 읽고 또 기증을 하게 되다니 신기하다. 그러면서 기분이 좋았는데, 제가 기증한 책들을 하나 하나 찾아보니까 모두다 기증자가 총장님 이름으로 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제서야 알게 되었는데 도서관의 사서가 기증받은 도서들을 처리를 하면서 총장님이 기증하신 책들을 쌓아 놓은 곳에 제가 기증한 책들이 같이 놓이게 된 것이고 그 사서가 구분을 하지 못한 채 제가 기증한 책도 다 총장님의 책인줄 알고 총장님 이름을 써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기증한 책은 도서관에 남게 되었지만 제 이름은 사라져 버렸습니다.

아마도 하나님이 이름없이 빛도 없이 그냥 책만 두고 가라고 그렇게 하신 것 같았습니다.

뭐 같은 상황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아굴의 잠언이 솔로몬의 잠언 뒤에 같이 있는 것도 솔로몬의 잠언을 모아서 책을 만들면서 아굴의 잠언도 영감있는 하나님의 말씀이었지만 내용이 짧아서 별도의 책을 만들 수는 없었기 때문에 솔로몬의 잠언과 같이 붙어서 편집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도 솔로몬의 글로 섞여 들어가지 않고 아굴이라는 이름은 기록을 남겨 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솔로몬의 잠언 뒤에 아굴의 잠언을 갖게 되었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아굴의 잠언은 우리의 일상에서 우리를 깨우쳐 주었던 우리의 개인적인 스승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주어도 우리들에게는 매우 소중한 교훈을 주었고 신앙적인 감화와 가르침을 주었던 분들의 이름을 여러분들도 기억하고 계실 것입니다.

로마황제이자 철학자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명상록 첫페이지를 그에게 좋은 영향력을 주었던 사람들에 대한 인정의 말로 시작합니다.

“나의 할아버지 베루스로부터 나는 예절과 성격을 제어하는 것을 배웠다. 나의 아버지로부터 남자다움에 대해 배웠다. 나의 어머니로부터 소박한 생활의 모범을 배웠다. 루스티구스로부터 나는 내 성격을 고치고 연단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선사받았다. 섹스투스로부터 무식한 사람들이나 몽상가들에 대해서도 너그럽게 참아주는 태도를 배웠다. 알렉산더는 내가 필요없이 남을 헐뜯는 행위를 삼가도록 해주었다.”

그는 나의 가족으로부터, 친구로부터, 스승으로부터 그가 무엇을 배웠는지를 하나 하나 나열하고 있습니다. 철학자이며 황제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고대 사회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 중의 하나였습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그의 주위에 그에게 가르침을 줄만한 뛰어난 인물이 있었다고 생각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는 “그는 이렇게 위대하고 나는 이렇게 많은 것을 가르쳤는데 사람들이 멍청하게 그것을 알지 못했다”라고 쓰지 않고 어쩌면 우리가 보기에는 자기보다 못한 사람일 수도 있는 주위의 많은 사람들을 인정하고 그들로부터 배워가며 위대한 황제이며 철학자로 성장해 갔습니다. 후대사람들은 다른 모든 이들의 이름을 잊고 오직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이름만을 기억했지만 그는 자신에게 도움을 주고 좋은 영향을 준 사람들의 이름을 잊지 않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굴이라는 사람의 이름이 성경에 기록된 이유도 이와 같을 것입니다. 그의 행적은 전혀 알려져있지 않지만 적어도 그는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이디엘과 우갈, 두 사람의 삶에는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이었고 후에 감히 솔로몬과 함께 나란히 이름을 올리는 잠언의 저자로 우리에게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이디엘와 우갈이 그들의 스승을 통해 신앙의 길을 깨우치게 되었고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를 듣게 되었고 그 은혜를 소중히 여기며 후대에 전달하는 역할을 감당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아굴의 잠언인 30장 전체를 살펴보게 되면 아굴이라는 사람은 매우 현실적인 사람이었고 자신의 한계를 분명하게 아는 지혜를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2절과 3절의 이야기는 마치 저 유명한 소크라테스를 연상시킵니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비하면 짐승이라 내게는 사람의 총명이 있지 아니하니라 나는 지혜를 배우지 못하였고 또 거룩하신 자를 아는 지식이 없다”고 고백합니다. 나는 지식과 지혜와 총명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소크라테스의 제자였던 플라톤이 전해주는 이야기에 따르면 소크라테스는 아테네에서 가장 지혜로운 자라는 아폴로 신의 신탁을 받은 사람이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그 이야기를 듣고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분명히 자기보다 지혜로운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여러 학자들과 정치가 등 유명한 사람들을 두루 만나보고는 한가지를 깨닫게 됩니다. 자신이 아테네에서 가장 지혜롭다면 그것은 다른 사람들은 자신이 뭘 잘 모른다는 것을 모르면서 온 갓것을 떠들어대는데 비해서 자신은 적어도 자신이 모른다는 것은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아굴이 솔로몬과 같은 시대의 사람이라면 소크라테스보다 먼저 5백년 전에 살았던 사람이지만 그러나 이미 소크라테스가 깨달은 것을 깨닫고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지혜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구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5절과 6절에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다 순전하며 하나님은 그를 의지하는 자의 방패시니라 너는 그의 말씀에 더하지 말라 그가 너를 책망하시겠고 너는 거짓말하는 자가 될까 두려우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자신을 무지와 위험으로부터 지켜주는 방패라고 고백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함부로 사람의 말과 섞지 않아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서 편한데로 해석하려하면 하나님 앞에서 거짓말 하는 사람이 되기 때문에 하나님의 말씀만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7절부터 아굴의 기도가 이어집니다. 그는 자신이 어떻게 기도하고 있는지를 말하며 우리가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내가 두 가지 일을 주께 구하였사오니 내가 죽기 전에 내게 거절하지 마시옵소서 곧 헛된 것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옵시며 나를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나를 먹이시옵소서 혹 내가 배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여호와가 누구냐 할까 하오며 혹 내가 가난하여 도둑질하고 내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까 두려워함이니이다”

아굴의 기도에서도 우리는 아굴이 자신을 부풀리지 않고 자신의 삶의 현실을 받아들이며 지혜를 구하고 헛된 것을 바라지 않으며 진실하고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굴의 기도가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교훈은 기도가 간구일뿐 아니라 또한 성찰이라는 것입니다.

분명히 아굴의 기도는 간구의 형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이 구하는 바를 하나님께 아룁니다. 그런데 무엇을 구하고 있는지를 보면 그는 하나님 앞에서 깊이 자기 자신에 대해 성찰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거짓의 유혹이 자기 곁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진실되게 살고 싶고 헛된 것을 바라지 않고 싶지만 그러나 늘 거짓의 유혹은 가까이에 있습니다. 부풀리고 가리고 은폐하고 부정하려는 유혹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는 자신의 말이 진실되지 못하다는 것을 고통스럽게 생각했고 그래서 그는 먼저 헛된 것과 거짓말을 멀리하게 해달라고 간구합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한계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주위에 보면 자신보다 더 성공한 사람들이 보입니다. 더 많은 재산을 가지고, 더 많은 명예를 누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에게 그런 사람들은 부러움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아니 인간으로서 어떻게 그런 사람들이 부럽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그는 왜 저 사람들은 저렇게 떵떵거리고 사는데 나는 이 모냥이냐고 불평하지 않습니다. 배가 불러서 하나님이 없이도 살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보다는 매일 매일 간구의 제목을 가지고 하나님을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이 더 안전한 삶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신의 주위에는 자기보다 더 의로운 길을 가고 더 고난의 길을 가고 더 가난하고 청빈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혹은 그야말로 낮은 신분으로 태어나고 가난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그러한 삶도 자신이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는 섯불리 사변적으로 가난과 청빈을 찬양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궁핍은 오히려 물질에 대한 욕심이 더 커지게 해서 손을 대지 말아야 할 것에까지 손을 대다가 결국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삶을 살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굴의 기도를 묵상하다보면 이것은 아굴의 삶의 경험으로 드리는 기도라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어쩌면 그는 큰 부를 누려보기도 했고 또 삶의 밑바닦까지 경험해 본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가 얻은 결론은 우리로서는 일종의 중용의 덕이라고 할 수 있는 평범한 삶의 미덕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그가 경험하고 깨달은 바를 기도를 통해서 다시 간구하며 자신의 삶이 무엇을 추구해야 하고 어떤 믿음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지를 하나님 앞에서 점검하며 고백합니다. 이것이 그의 기도였습니다.

우리가 지난 시간에 기도의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큰 소리를 내어서 기도하는 통성기도도 있고 소리를 내지 않고 침묵하며 기도하는 묵상기도도 있습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부르짖으며 하나님의 은혜와 도우심을 구하는 것도 우리에게 필요하고 하나님 앞에 깊이 침잠하며 자신의 마음 속 깊이에 있는 진실을 하나님께 아뢰며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기도도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기도는 간구의 시간이지만 또한 성찰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하나님 앞에 거짓없이 진실되게 살아가려는 사람들에게 기도는 인생의 지혜를 얻는 시간입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자신의 현실을 직시하며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우리가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아굴의 기도는 우리에게 평범한 우리의 일상이 바로 하나님의 은혜의 현장임을 가르쳐 줍니다. 사실 우리들은 그렇게 큰 부와 명예를 감당할 재능도 부족하고 큰 고난을 이겨낼 능력도 부족한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때로 더 많은 것을 구하고 더 여유있고 넉넉한 삶을 바라지만 하나님은 우리들 각 사람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우리에게 맡기시고 또 감당치 못할 시험을 피할 수 있는 은혜를 베풀어 주십니다.

오늘날 우리나라 교회의 가장 큰 문제이며 그리스도인들이 성찰하는 능력을 갖지 못했다는 것이고 가장 큰 과제는 성찰하는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는 지혜가 없고 연약한 사람들이기에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무작정 달라고 기도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무엇을 구해야하는 지까지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기도하며 스스로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무엇이 바른 길인지, 무엇을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인지 스스로 살피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변화하는 시간이 우리의 기도의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스인 조르바라는 책으로 잘 알려진 크레테 출신의 그리스의 문호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글 중에 다음과 같은 세가지 간구를 담은 기도문이 있습니다.

주님, 나는 당신의 손에 든 활입니다. 당겨 주소서.
주님, 너무 세게 당기지는 마소서. 나는 약한지라 부러질지도 모릅니다.
주님, 마음대로 하소서. 부러뜨리든 말든 뜻대로 하소서.

이 짦은 기도문이 저는 인생의 세 단계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젊었을 때는 마치 온 세상을 변화시킬 것 같은 의욕이 있었고 비전을 위해 무엇이든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막상 살아보니 결국 자기 몸 하나 건사하기도 벅찬 인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나 마지막에 반전이 있습니다. 결국 주님이 주신 인생인데 내가 살고 죽는 것이 무엇이 중요한가, 주시는 대로 명하시는 대로 따라 사는 것이 나의 인생이 아니겠는가 하는 고백에 까지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기도하며 성장하고 성찰하며 성숙합니다. 그러면서 더 온전하고 완숙한 인생과 신앙을 향해 나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도 하나님 앞에서 우리 자신을 살피고 연약한 우리의 인생길 가운데 우리를 도우시고 선한 길로 인도하시는 아버지 하나님의 손길을 더욱 굳게 의지하며 더 진실한 기도의 삶을 살아가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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