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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 사무엘상 16:4-13

4  사무엘이 여호와의 말씀대로 행하여 베들레헴에 이르매 성읍 장로들이 떨며 그를 영접하여 이르되 평강을 위하여 오시나이까
5  이르되 평강을 위함이니라 내가 여호와께 제사하러 왔으니 스스로 성결하게 하고 와서 나와 함께 제사하자 하고 이새와 그의 아들들을 성결하게 하고 제사에 청하니라
6  그들이 오매 사무엘이 엘리압을 보고 마음에 이르기를 여호와의 기름 부으실 자가 과연 주님 앞에 있도다 하였더니
7  여호와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시되 그의 용모와 키를 보지 말라 내가 이미 그를 버렸노라 내가 보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아니하니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 하시더라
8  이새가 아비나답을 불러 사무엘 앞을 지나가게 하매 사무엘이 이르되 이도 여호와께서 택하지 아니하셨느니라 하니
9  이새가 삼마로 지나게 하매 사무엘이 이르되 이도 여호와께서 택하지 아니하셨느니라 하니라
10 이새가 그의 아들 일곱을 다 사무엘 앞으로 지나가게 하나 사무엘이 이새에게 이르되 여호와께서 이들을 택하지 아니하셨느니라 하고
11 또 사무엘이 이새에게 이르되 네 아들들이 다 여기 있느냐 이새가 이르되 아직 막내가 남았는데 그는 양을 지키나이다 사무엘이 이새에게 이르되 사람을 보내어 그를 데려오라 그가 여기 오기까지는 우리가 식사 자리에 앉지 아니하겠노라
12 이에 사람을 보내어 그를 데려오매 그의 빛이 붉고 눈이 빼어나고 얼굴이 아름답더라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이가 그니 일어나 기름을 부으라 하시는지라
13 사무엘이 기름 뿔병을 가져다가 그의 형제 중에서 그에게 부었더니 이 날 이후로 다윗이 여호와의 영에게 크게 감동되니라 사무엘이 떠나서 라마로 가니라

우리는 지난 3월부터 사도신경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우리가 매 주일 암송하는 것이고 우리의 신앙의 근간이 되는 것이기에 사도신경 한 구절 한 구절에 담긴 의미를 정리해보는 것이 우리의 신앙을 점검하는데 매우 유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도신경이 말하는 것은 하늘에 속한 이야기입니다. 우리의 신앙의 대상인 하나님과 예수님과 성령님이 어떤 분이시며 우리를 위해 어떤 은혜를 베푸시는지가 사도신경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제 7월과 8월에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 땅에서 살아가는 우리들, 흙냄새 나고 땀냄새 나는 우리들의 삶 속에 우리가 앞에서 살펴본, 그리고 우리가 매 주일 고백하는 신앙과 은혜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우리의 삶의 이야기를 비추어보는 거울로서 사용하고자 하는 성경의 본문은 다윗의 일생에 대한 기록입니다. 성경에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한 사람의 평생의 삶의 여정을 잘 보여주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 한 사람의 일생 중에 신앙적으로 중요한 시기, 혹은 한 측면만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그래도 비교적 자세하게 한 인물의 탄생에서부터 죽음까지의 기록이 있는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대표적으로는 이스라엘의 조상들, 우리가 족장시대라고 부르는 시대에 속한 아브라함, 이삭, 야곱, 요셉의 이야기가 그러하고 또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었던 모세의 이야기도 그러하고 삼손과 같은 사사, 사무엘과 같은 선지자, 그리고 이스라엘의 왕들의 이야기도 비교적 상세하게 한 인물의 생애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를 알려줍니다. 이러한 사람들 중에 우리가 한 사람의 일생의 여러 단계에서의 다양한 면모를 가장 자세히 알 수 있는 사람을 꼽는다면 단연코 다윗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사무엘상,하와 시편을 통해 우리는 다윗의 일생에 대한 기록뿐만 아니라 그의 내면 속의 고통과 근심을 토로하는 모습까지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다윗에 대해서는 잘 알고 계시다는 것을 전제로 이야기를 하려고 하지만 혹시 성경에 대해 잘 알지 못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다윗을 고려를 창시한 왕건과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왕건 앞에서 후고구려라는 나라를 세웠던 궁예를 사울에 비교할 수 있다면 다윗은 궁예의 부하였지만 새로운 왕조를 세운 왕건처럼 사울의 부하 장수였지만 새로운 왕조를 새운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다윗은 단군과 광개토대왕과 세종대왕 정도를 합한 정도의 인물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정당할 것입니다. 아무튼 이스라엘의 왕들 중에서는 가장 중요한 인물이고 구약성경 전체에서도 아브라함과 모세와 함께 가장 중요한 위인이고 영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윗은 양을 치던 목동에서부터 이스라엘의 목자인 왕이 되기까지 그야말로 입지전적이며 파란만장한 일생을 살았습니다. 우리가 다윗만큼 믿음이 좋기가 쉽지 않고 다윗만큼 많은 은혜를 받기가 쉽지 않겠지만 다윗의 삶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신앙이 좋고 많은 은혜를 받은 사람의 평탄한 인생과는 거리가 먼 인생이었습니다. 성경은 그 다윗이 수많은 위기와 갈등과 시험 속에서 살아온 그의 삶의 여러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다윗의 모습은 골리앗을 쓰러뜨린 믿음의 용사로서 우리의 귀감이 될 만한 신앙인의 표본으로 기억이 되지만 그러나 성경에 기록된 그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는 그의 연약함과 실수와 부정과 비겁함과 어리석음과 두려움과 불안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윗의 인생을 주제로 쓰인 좋은 책이 있습니다. 얼마 전 작고하신 미국의 유진 피터슨 목사님이 쓴 “다윗: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이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우리가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다윗의 인생의 여러 가지 측면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한번쯤은 꼭 읽어보시면 많은 은혜를 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현실”이라는 말에 끌려서 그 책을 사서 읽어보았는데 참으로 인상적이었던 것은 저자가 “다윗의 이야기에는 단 한 번의 기적도 없다”고 말하는 부분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다시 생각해보았는데 사람마다 기적이라고 말하는 기준이 다를 수 있기에 생각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우리가 전형적으로 생각하는 기적의 이야기가 다윗의 인생에 없었다는 것을 저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한 가지 예외라면 어린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뜨린 이야기라고 할수 있겠는데 성경에서 그 부분의 기록을 보면 다윗은 자신이 믿음이 좋기 때문에 하나님이 도우시면 골리앗을 이길수 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다윗은 자신이 아버지의 양떼를 치면서 양을 물어가는 사자와 곰 같은 맹수들도 물리친 적이 있기 때문에 골리앗과 싸워서 이길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책이 다윗의 여러 인간적인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제 생각보다 더 다윗을 긍정적으로 그리고 있다는 것이 조금은 불만이었습니다. 

일부러 다윗의 명성에 흠집을 내려는 것은 아니지만 저는 성경을 읽으면서 다윗의 삶에 대한 기록을 볼 때마다 이 사람이 생각보다 간단한 사람이 아니라는 인상을 자주 받습니다. 골리앗을 향하여 물매돌 5개를 가지고 나서는 용감하고 우직한 모습과는 달리 생각보다 교활하고 계산적이고 정치적이라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좀 다른 말로 하자만 인간적인 얼굴을 가진 영웅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올 여름에 다윗의 삶을 거울로 하여 우리 인생의 7가지 과제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합니다. 다윗의 고민 속에서 우리의 고민을 읽어가며 그의 한계와 연약함 속에서 그를 도우시고 은혜를 베푸셨던 하나님을 우리도 만나며 흙먼지와 땀방울 속에서 살아가는 현실속의 신앙의 모습이 어떠한 것인지를 느껴보고자 합니다. 

이번에 다루고자 하는 7가지 과제는 가족, 친구, 사랑, 건강, 재정, 자존심, 그리고 사명입니다. 이 7가지 외에도 우리의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여러 가지 과제들이 있을 것이지만 모든 사람들이 공동적으로 가지고 있는 과제들, 그리고 이번 여름 안에 끝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들을 해보기 위해 7가지로 일단 한정을 지었습니다. 

사실 원래는 인생의 원리, 법칙, 비결과 같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여러분들도 보신 분들이 계시겠지만 요즘도 베스트셀러로 팔리고 있는 캐나다의 심리학자인 조던 피터슨 교수가 쓴 “12가지 인생의 법칙”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신앙서적은 아니지만 그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아서 나도 나도 이런 책을 한번 써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성경에 이미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갈 모든 원리가 담겨있기에 설교자로서는 그런 내용을 정리해서 전달하면 되겠고 또 그런 내용의 설교를 이미 해본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제가 성경의 원리를 따라 실제로 살아본 경험을 가지고 설득력있게 인생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라고 말할만한 역량도 없고 수준도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언젠가, 죽기 전에는 그런 책을 한번 써볼 수 있기를 믿음으로 기대하면서 이번 여름에는 “과제”라는 제목으로 만족을 하려고 합니다. 좀 다른 말로 하자면 “인생의 7가지 과제”라는 주제를 가지고 여러분들과 함께 우리의 인생을 살아가는 원리를 찾아가는 여정을 떠나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오늘 살펴보고자 하는 주제는 “가족”입니다. “가정”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가정이라고 하면 부부와 자녀를 중심으로 생각하게 되는데 가족이라고 하면 형제자매들까지 포함한 좀 더 넓은 친족관계를 포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어서 “가족”이라는 표현을 택했습니다. 

가족은 우리가 태어나는 순간에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형성이 됩니다. 누구도 가족, 혹은 혈연이라는 관계를 피할 수 없습니다. 가족이라는 것은 육신을 지닌 우리의 인생의 가장 근원적인 관계입니다. 그만큼 중요하고 또 그만큼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큰 기쁨을 주며 또 큰 아픔을 주는 그러한 관계입니다.

가족이라는 관점에서 다윗의 일생을 살펴보게 되면 다윗이라는 사람을 중심으로 한 가족관계가 생각보다 복잡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먼저 다윗의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다윗의 아버지가 누구인지는 잘 알려져 있습니다. 다윗은 이새의 아들이고 오늘 본문인 사무엘상 16장에 보면 다윗의 아버지인 이새에게는 다윗 외에도 7명의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스루야와 아비가일이라는 두 명의 누이에 대한 기록도 있습니다. 그런데 다윗의 어머니가 누구인지는 전혀 나타나 있지 않습니다. 물론 성경에서 우리가 대표적으로 마태복음 앞에 나오는 족보에서 보듯이 누구를 낳고 낳고 하는 이야기에 다 아버지들을 중심으로 한 가부장적인 계보가 나오기에 어머니들의 이름이 생략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는 합니다. 그러나 또한 성경 속의 여러 중요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탄생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에 다윗과 같은 위대한 왕의 이야기가 탄생에서부터 시작되지 않고 그래서 그의 어머니에 대한 기록이 없다는 것은 다른 왕들의 이야기와 비교해보아도 상당히 의외입니다. 

성경은 다윗의 탄생의 이야기는 들려주지 않지만 좀 생뚱맞게도 다윗의 할아버지인 오벳의 탄생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바로 룻기라는 책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오벳의 어머니, 즉 다윗의 증조할머니는 모압 여인입니다. 구약시대에 이방인들과의 결혼이 금기시 되었고 심지어 나중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온 후에 에스라 선지자는 이방인과 결혼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지도자들을 갈라서게까지 했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다윗의 가계에 이방여인이 있다는 것은 매우 의아한 일입니다. 오늘날로 말하자면 다윗은 일종의 다문화가정의 자손이 되는 셈입니다. 

다시 다윗의 어머니 이야기로 돌아가보면 성경에 다윗의 어머니는 단 한번 언급이 됩니다. 그것은 다윗이 사울의 핍박을 피해 도망을 다닐 때에 자기 부모의 안위가 염려가 되어서 모압 왕을 찾아가서 자기 부모를 모압 왕이 보호해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입니다. 이때 “부모”라는 말로 단 한 번 어머니가 언급됩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입니다. 

다윗의 어머니의 문제에 대해 주목을 하는 것은 오늘 본문에도 나와있지만 다윗의 아버지 이새가 다윗에 대해 가진 태도가 석연치않기 때문입니다. 선지자 사무엘은 하나님의 명령을 받아 이스라엘의 왕이 될 사람을 택하기 위해 이새라는 사람의 집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이새에게 그의 아들들을 다 데려오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새는 다윗을 부르지 않고 다른 7명의 아들만을 불렀습니다. 물론 너무 어려서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무슨 어머니의 품에서 젖을 먹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들에서 양떼를 돌보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보면 그렇게 어린 나이도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 12절에서 다윗에 대해 묘사하면서 “그의 빛이 붉고 눈이 빼어나고 얼굴이 아름답더라”는 표현을 보면 남들에게 내놓기 부끄러운 그런 아들도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왜 이새는 다윗을 아들취급을 안했을까요? 

성경은 그 이유를 전혀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호기심을 풀어보기 위해 조금 더 추측을 해볼 실마리들은 있습니다. 먼저 그의 누이들과 관련해서 생각을 해볼 수 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성경에 다윗의 누이들 두 명의 이름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사무엘하 17장 25절을 보면 다윗의 누이들의 아버지의 이름이 “나하스”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새가 아닌 것입니다. 다윗에게 두 명의 누이들이 있다고 되어 있는데 그 누이들의 아버지의 이름이 다르다면 우리가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결론은 다윗과 그의 누이들을 낳은 어머니와 다윗의 다른 형제들의 어머니가 달랐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즉 다윗의 아버지 이새에게는 7명의 아들이 있었고 다윗의 어머니에게는 두 명의 딸이 있는 상태에서 두 사람이 다시 결혼을 해서 다윗이라는 아들을 낳았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조금 더 이해가 되는 것이 다윗과 그의 형들과의 관계입니다. 다윗이 골리앗과 만나는 장면을 보면 다윗의 다른 형들은 군사로 징집이 되어 전쟁터에 있을 때에 다윗의 아버지 이새가 다윗에게 형들에게 갖다주라고 먹을 것을 보내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전쟁터까지 아버지의 심부름을 하러 온 다윗을 대하는 형들의 태도가 매우 적대적입니다. 다윗에게 양떼는 어디다 팽개치고 전쟁을 구경하러 왔냐고 호통을 칩니다. 물론 다윗이 골리앗을 우습게 여기는 것으로 보여서 그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장면을 보면 연상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야곱의 아들 요셉이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형들을 찾아갔다가 형들에게 잡혀서 애굽으로 팔려가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잘 알 듯이 요셉과 다른 형제들은 어머니가 달랐습니다. 그런데 이 두 장면을 비교해보면 다윗과 요셉과 그들의 다른 형제들과의 관계가 상당히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심증을 더 굳게 하는 것은 다윗이 왕이 된 후에 다윗의 형제들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굳이 말하자면 단 한 사람 다윗의 셋째 형 삼마의 아들의 이름이 두 번 언급이 됩니다. 다른 형들의 이름이나 다른 형들의 가족들, 자식들의 이름은 전혀 등장하지 않습니다. 대신 다윗의 누이인 스루야의 아들들은 다윗의 최측근으로 자주 등장합니다. 스루야의 세 명의 아들, 요압과 아비새와 아사헬이 다윗의 장수들 중의 하나로 자주 등장하고 그 중에서 요압은 다윗의 군대의 총사령관이 되었습니다.  

조금 지나친 추측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다윗의 가정사가 생각보다 복잡했으리라는 것, 다윗과 아버지, 다윗과 형제들의 관계가 결코 원만하고 행복한 관계가 아니었다는 것 정도는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의 가정은 어떠했습니까? 다윗에게는 여러 명의 아내들을 통해 얻은 여러 명의 아들들이 있습니다. 성경에 정확한 숫자가 나오지 않는데 적어도 아히노암, 아비가일, 마아가, 학깃, 아비달, 에글라, 밧세바, 그리고 사울의 딸이었던 미갈, 이렇게 8명의 아내가 있었고 적어도 19명의 아들과 한명의 딸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외에도 소실의 아들이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복잡한 상황 속에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지만 다윗은 그의 아들들을 상당히 편애했습니다. 그래서 아들들의 사이가 좋지 않았고 가장 비극적인 사건은 다윗이 총애하던 아들인 압살롬이 다윗의 장남인 암논을 죽인 사건입니다. 게다가 이 압살롬은 나중에 자신이 왕이 되기 위해 다윗을 향해 반란을 일으키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도 다윗은 압살롬에 대한 사랑을 거두지 못합니다. 나중에 다윗이 다시 반격을 하게 되어 승기를 잡게 되었을 때에 압살롬을 죽이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앞에서 말한 다윗의 총사령관 요압이 앞으로 있을 후환을 염려하며 도망가다가 긴 머리카락이 나무에 걸려 나무에 매달려 있던 압살롬을 죽였습니다. 

이정도가 되면 다윗의 가족관계, 다윗의 가정은 수많은 문제와 갈등 속에 있었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다윗은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형들에게 미움을 받고 아들에게는 쫓겨다니는 그런 인생이었습니다. 

앞에서 다윗이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단군과 광개토대왕과 세종대왕을 합한 정도의 인물이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우리나라의 역사책인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세종대왕이 세상을 떠났을 때에 세종대왕에 대해 평가하면서 이런 기록을 전합니다. 

“임금은 슬기롭고 도리에 밝으매, 마음이 밝고 뛰어나게 지혜롭고, 인자하고 효성이 지극하며, 지혜롭고 용감하게 결단하며, 어려서부터 배우기를 좋아하되 게으르지 않아, 손에서 책이 떠나지 않았다. 친척들과 도탑게 화목하였으며, 두 형에게 우애하니, 사람이 이간질하는 말을 못하였다. 신하들을 예의를 갖춰 대하고 대국을 섬기기를 정성으로써 하였고, 이웃나라를 사귀기를 신의로써 하였다.”

여기에 등장하는 세종대왕의 모습은 유교적인 덕목을 기준으로 모범적인 삶을 살았던 사람으로 표현됩니다. 삼강오륜을 잘 실천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성경이 묘사하는 다윗의 삶의 모습은 이와는 다릅니다. 우리는 유교적인 규범이 우리 마음속에 깊게 새겨져 있기 때문에 당연히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성경이 사람의 삶에 대해 기록하고 강조하는 것은 우리의 상식과는 좀 다릅니다.  

과연 우리는 다윗의 인생에서 가족관계의 문제를 해결할 어떤 교훈, 원리를 찾아볼 수 있을까요? 다윗과 같이 살면 된다는 어떤 모범을 발견할 수 있을까요? 뭐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좀 다르게 생각하면 다윗은 아버지의 인정을 받지 못했는데도 아버지의 양떼를 목숨을 걸고 들짐승들로부터 지키며 정성을 다해 돌보았고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아버지와 어머니의 안위를 염려하는 아들이었습니다. 뭐 그정도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한 명의 아내와 단란하고 모범적인 가정을 이룬 것도 아니었고 자녀들을 편애하지 않고 사랑하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바르게 훈육한 모범적인 아버지도 아니었습니다. 다윗은 이스라엘의 위대한 왕이며 위대한 신앙인이었지만 다윗의 가정사는 매우 복잡하고 갈등과 위기가 그치지 않았습니다. 

얼마 전에 미국에 사는 친구가 오랜만이 한국을 찾아와서 잠시 만나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겪었던 여러 가지 어려움들을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는 매우 신앙이 좋은 친구였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배우고 깨달은 것들, 그리고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 하는 후회들, 그러면서 또 그러면 어떻게 했어야 했을까 하는 고민들을 듣고 함께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상당부분 공감을 하며 함께 이야기를 했지만 한 가지 제가 좀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제가 최선을 다했다고 할 수는 결코 없지만 그러나 저는 부모로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했으면 좋았겠고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좋았겠지요.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배움은 끝이 없고 더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더 열심히 기도하고 노력을 해야할 것입니다. 그러나 과연 저는 근본적으로 부모의 존재가 자녀의 인생을 절대적으로 주관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부모와 자녀가 가까워지면서 주게 되는 좋은 영향만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어쩔 수 없이 자녀에게 주게 되는 부정적인 영향도 있습니다. 제가 가진 장점도 있겠지만 또한 제가 가진 단점도 있습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장점도 물려주지만 단점도 물려줍니다. 부모는 자녀의 가능성을 키워주는 존재가 될 수 있지만 또한 한계를 지워주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내가 자녀의 입장일 때에도, 내가 배우자의 입장일 때에도 근본적으로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부모님을 평안하게 해드릴 수도 있고 배우자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도 있지만 내가 부모님에게 근심을 끼치고 나의 배우자를 불행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더 좋은 부모, 더 좋은 형제자매, 더 좋은 자녀, 더 좋은 배우자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배워야 합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우리라는 존재 자체가 가진 한계가 있고 연약함이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 

앞에서 인생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어떤 원리, 법칙을 이야기하는 것이 어렵다고 말씀드린 것은 그런 원리가 어떤 것인지를 발견하는 것이 어렵기도 하지만 우리들 자신이 그런 원리대로 살아가는 것이 더더욱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살면 된다, 아니 이렇게 사니까 되더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 점에서 늘 주저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앞으로 계속해야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결론이 될 수 있겠지만 가장 절대적인 원리는 결국은 은혜의 원리입니다. 내가 맺어가는 관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원리는 결국은 불원불근, 어떤 선을 지키는 것, 즉 내가 해야 할 의무와 책임은 다하되 부당한 간섭을 피하는 것과, 그리고 내 한계를 인정하고 사람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을 갖고 하나님 앞에서 부끄러움을 알고 겸손하는 것, 그리고 하나님의 절대적인 은혜를 구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의 원리대로 이렇게 살았더니 참 행복하더라고 말할 수 있다면 정말로 큰 축복을 받은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모두 그렇게 살 수 있게 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러나 저로서 말할 수 있는 것은,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은 하나님이 내 모든 허물을 가리시고 덮으셨으며 하나님의 은혜의 도우심으로 나로서 감당할 수 없는 문제들을 해결해주셨고 앞으로도 그러하실 것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만들어가야 하는 가정, 우리가 맺어가야 하는 가족들과의 관계는 앞으로 더 좋아져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만큼 우리는 더 사랑하고 더 베풀며 더 인내하며 더 온전한 관계들을 세워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렇게 지금껏 살아오지 못했다면, 깨어진 가정, 깨어진 관계, 불완전한 사랑과 불완전한 인내와 우리의 불완전한 인격 속에서 우리의 매일 매일의 삶이 늘 갈등과 고민 속에 있다고 하더라도 그렇다고해서 우리가 불행하게 살 수 밖에 없고, 우리가 행한 모든 불완전한 일들의 결과들을 영원히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삶의 경험과 한계를 통해 우리를 겸손하게 하십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의 깨어진 관계들을 통해 우리의 삶을 채워주십니다. 우리의 현재의 모습이 어떠하든지, 우리의 가정, 우리 가족들의 모습이 지금 어떠하든지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를 이해하시고 우리를 용서하시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늘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알 때에, 그 은혜를 깨달을 때에 우리는 바로 우리가 원하는 그러한 온전하고 행복한 관계들을 이끌어 가기위해 우리가 베풀어야 하는 사랑과 은혜를 채워가게 되는 것입니다. 

다윗의 모습을 봅니다. 그리고 우리들 자신의 모습을 봅니다. 다윗의 연약함과 한계를 보고 그에게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를 봅니다. 우리가 다윗의 일생에서 발견하는 것은 한 위대한 영웅의 모습이 아니라 하나님의 위대한 사랑과 은혜입니다. 그 은혜와 사랑이 모든 성도님들에게도 함께 하시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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