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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의 미학 / 열왕기하 14:1-7

1 이스라엘의 왕 여호아하스의 아들 요아스 제이년에 유다의 왕 요아스의 아들 아마샤가 왕이 되니
2 그가 왕이 된 때에 나이 이십오 세라 예루살렘에서 이십구 년간 다스리니라 그의 어머니의 이름은 여호앗단이요 예루살렘 사람이더라
3 아마샤가 여호와 보시기에 정직히 행하였으나 그의 조상 다윗과는 같지 아니하였으며 그의 아버지 요아스가 행한 대로 다 행하였어도
4 오직 산당들을 제거하지 아니하였으므로 백성이 여전히 산당에서 제사를 드리며 분향하였더라
5 나라가 그의 손에 굳게 서매 그의 부왕을 죽인 신복들을 죽였으나
6 왕을 죽인 자의 자녀들은 죽이지 아니하였으니 이는 모세의 율법책에 기록된 대로 함이라 곧 여호와께서 명령하여 이르시기를 자녀로 말미암아 아버지를 죽이지 말 것이요 아버지로 말미암아 자녀를 죽이지 말 것이라 오직 사람마다 자기의 죄로 말미암아 죽을 것이니라 하셨더라
7 아마샤가 소금 골짜기에서 에돔 사람 만 명을 죽이고 또 전쟁을 하여 셀라를 취하고 이름을 욕드엘이라 하였더니 오늘까지 그러하니라

오늘 본문의 주인공 아마샤입니다. 아마샤를 안다면 성경에 나오는 대부분의 인물들을 다 안다고 할만큼 별로 알려져 있지 않은 왕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들은 다윗과 솔로몬 같은 위대한 업적을 남긴 왕들, 혹은 아합이나 여로보암처럼 악한 왕들입니다. 그러나 아마샤는 다윗만큼 신실하고 위대한 왕도 아니고 아합처럼 악한 왕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성경을 읽다보면 쉽게 지나치기 쉬운 인물입니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 우리의 인생을 기록한다면 다윗이나 아합보다는 아마샤에 더 가깝지 않겠습니까? 대부분 우리는 그렇게 스스로 완벽하고 위대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대단한 악을 행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성공한 일도 있고 실패한 일도 있고 자랑하고 싶은 일도 있고 숨기고 싶은 일도 있고 착하게 산 적도 있고 잘못을 저지른 적도 있고 다른 이들의 삶에 도움이 되고 은혜를 베푼 적도 있지만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끼치고 상처를 준 적도 있고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성경 속에서 위대한 인물들의 삶에 주목하며 그들의 삶을 본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평범한 인물들에 주목하면서 그들의 삶을 우리의 삶을 비춰보는 거울처럼 생각해본다면 그들의 삶을 통해서도 우리가 들을 수 있는 하나님의 음성이 있습니다.

오늘은 우리교회가 창립된지 42주년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훗날 한국 교회의 역사를 기록할 때 현대교회의 자리는 어느 정도 될까요? 우연히 어느 인터넷 백과사전에서 장로교에 대해 소개하는 항목에서 한국의 장로교회의 교단별로 대표적인 교회들을 나열하는 내용을 보게 되었는데 우리 교회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의 9000교회 중에서 대표적인 교회 74교회를 누군가가 나열해 놓았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 우리 현대교회의 이름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상위 1%에 해당하는 교회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우리교회는 시대를 앞서 가며 새로운 길을 개척했던 교회이기도 하고 또 상처와 아픔이 있었던 교회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하나님의 은혜에 의지해 온 것처럼 앞으로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새로운 도전을 하며 순종하는 교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아마샤에 대해서 “여호와 보시기에 정직히 행하였으나 그의 조상 다윗과 같지는 않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려고 하기도 했지만 다윗처럼 완전하지는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가 이룬 일들을 요약해보면 산당을 제거하지 않았지만 율법에 충실하고자 하였고 에돔과 싸워 크게 승리하였지만 북이스라엘과 싸워 대패하였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잘 한일도 있고 부족한 일도 있고 성공한 일도 있고 실패한 일도 있는 그런 왕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말하는 산당이란 산이나 언덕의 높은 곳에 세워놓은 일종의 제단입니다. 산당의 특징은 그 곳이 어디이냐가 중요했지 그곳에서 누구를 섬기느냐가 중요하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산당이란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하여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전, 가나안 족속들이 살던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말하자면 예로부터 전해오는 영험한 기도처와 같은 곳이었습니다. 이 바위에서, 혹은 이 나무에서 기도하면 소원을 이룰 수 있다고 알려져서 동네사람들이 자주 가서 기도하는 곳을 말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을 정복한 후에 그런 이야기들을 듣게 되어서 그 곳에 제단을 쌓고 처음에는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고 기도했지만 후에는 그 곳에서 바알도 섬기고 다른 신들도 섬겼습니다. 누구에게 비는지도 모르고 “비나이다, 비나이다”하며서 그저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생각하는 그런 신앙의 본거지였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이 정하신 예루살렘 성전에서 하나님을 예배하기를 원하셨습니다. 예루살렘의 성전은 오직 여호와 하나님만을 섬기기 위해 솔로몬의 시대에 7년동안 공들여 지은 곳입니다. 백성들에게 예루살렘은 멀리 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하나님의 율법에 따라 하나님이 원하시는 대로 하나님을 섬겨야 하는 곳이었지만 산당은 동네 가까운 곳에 가서 자기 편의대로 자기의 소원을 빌면 되는, 일종의 민간신앙, 기복신앙의 근거지 와 같은 곳이었기에 역대의 왕들이 쉽게 없애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아마샤도 산당에는 손을 대지 못한 것입니다.

아마샤는 산당을 없앨만큼의 열정은 없었지만 재판을 함에 있어서 율법을 따르는 믿음은 있었습니다. 아마샤의 시대의 가장 큰 정치적인 과제는 선왕인 요아스의 시해자들을 처벌하는 문제였습니다. 아마샤의 아버지 요아스는 처음에는 개혁을 행한 왕이었지만 말년에는 하나님을 떠나 우상숭배를 했던 왕이었고 결국 반란이 일어나 신하들의 손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아마샤는 왕이 되어 권력을 장악한 후에 부왕을 죽인 신하들을 처형했는데 우리나라에도 역적은 삼족, 혹은 구족을 멸한다고 할만큼 온 집안을 다 멸하는 관행이 당시에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마샤는 모세의 율법에 따라서 죄를 지은 그 사람만 죽이고 그 자녀들은 벌하지 않았습니다. 오늘 본문에도 나와 있듯이 신명기에서 하나님은 “아버지는 그 자식들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하지 않을 것이요 자식들은 그 아버지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하지 않을 것이니 각 사람은 자기 죄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할 것이니라”(신명기 24:16)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대외적인 면에서도 성공과 실패가 같이 있었습니다. 먼저 아마샤는 에돔을 다시 복속시켰습니다. 원래 에돔은 다윗의 시대에 정복당했지만 이스라엘이 분열되고 세력이 약해지자 배반을 하고 독립을 했습니다. 아마샤는 에돔과 싸워서 큰 승리를 거두고 다시 에돔을 복속을 시켰습니다. 에돔과 싸워 자신감을 얻은 아마샤는 내친김에 북이스라엘을 쳐들어 갑니다. 북이스라엘와 왕 요아스는 남북왕국 사이에 군사력의 큰 차이가 있는데 교만하여 오판하지 말라고 경고를 했지만 듣지 않았다가 대패당하고 오히려 수도인 예루살렘까지 함락을 당하고 예루살렘 성전까지 약탈을 당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아마샤의 군사적인 능력은 에돔에는 승리할 수 있었지만 북이스라엘은 당할 수 없는 딱 그 정도였던 것입니다.

아마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인생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불완전한 인생을 산다는 것, 그것은 인간으로서는 피할 수 없는 운명과도 같은 것입니다.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많은 성경 속의 인물들도 성경을 잘 들여다보면 저 마다의 약점과 상처를 안고 살아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어려서부터 위인전에서 읽어온 세상의 많은 위인들의 삶도 치장되고 미화된 이야기를 거둬내면 여러 가지 부정적인 이야기들을 찾아 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불완전한 삶에는 양단의 위기 혹은 유혹이 있습니다. 자신의 삶의 처지에 대해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지 못하고 나는 이것보다는 더 많은 것을 이루어야 하고 나은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무리수를 두다가 큰 낭패를 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불완전한 삶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원래 인간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다보면 죄에 대한 경각심을 잃고 나태한 신앙에 빠지게 될 수 있고 더 퇴보하여 악한 길로 들어설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악한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든지 이 세상에 처음에 순진한 아기의 모습으로 태어납니다. 그러나 장성하면서 어느 순간 현실이라는 이름으로 불의와 부정을 받아들이기 시작하고 어느새 그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고, 자신이 하는 일이 악하다는 것을 인식하기 어려울 만큼 얽혀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불완전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은혜는 우리를 겸손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우리 자신의 불완전함을 절감하게 되면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는 물론 사람들 앞에서도 겸손할 수 있습니다. 내가 연약하고 부족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고 또 그들의 연약함을 이해하고 받아줄 수 있게 됩니다. 우리는 불완전한 사람들이기에 하나님의 은혜와 도우심을 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의 불완전함으로 채워지지 못한 공간은 하나님의 은혜를 받을 수 있고 하나님이 역사하실 수 있는 공간이 됩니다.

우리가 아는 성경 속의 위대한 인물들도 다 그들의 불완전함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들의 연약함이 하나님을 의지하게 하며 하나님의 은혜가 그들을 온전하게 하셔서 그들이 기대하지 못했던 놀라운 은혜의 주인공들이 되었습니다.

저는 결혼을 하려는 사람들을 교육할 때 늘 이런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예전에 “달마야 놀자”라는 영화를 본적이 있습니다. 조폭들이 절간으로 피신을 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코메디 영화입니다. 그 영화에서 조폭들과 스님들 사이에 갈등이 커지니까 서로 누구의 말을 따를 것인지를 정하기 위해 일종의 내기를 합니다. 그 중에 하나가 깨진 항아리에 물을 채우는 것이었습니다. 두 팀 모두 강가에서 물을 길어 아무리 열심히 항아리에 부어도 계속 물이 새어버리는데 갑자기 조폭팀 쪽에서 누군가가 아이디어를 내어서 항아리를 아예 강물 속에 던져 버렸습니다. 그러자 항아리에는 가득 물이 차게 되어서 조폭팀이 이기게 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우리는 다 깨어진 항아리와 같은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노력을 해도 어딘가 새어나가는 구멍이 있어서 보람을 누리지 못하고 힘겨운 삶을 살게 됩니다. 결혼을 하게 되면 서로의 불완전한 모습 때문에 실망을 하고 서로 비난을 하게 되고 그래서 우리가 행복하지 못하다고 결론을 내리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불완전한 사람이기 때문에 내게 배우자가 필요했고 그 사람도 부족한 사람이기에 나의 자리가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다 불완전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겸손히 하나님의 은혜를 구할 때에 그 깨어진 자리가 하나님의 은혜의 샘물이 들어와 우리에게 행복을 채워주는 입구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다 불완전한 사람들이지만 우리가 겸손히 우리의 불완전함을 인정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간절히 구할 때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역사하셔서 하나님의 능력을 베풀어 주시고 우리가 채우지 못하는 빈 자리들이 바로 하나님의 은혜로 채워지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이 은혜가 우리의 삶 속에, 그리고 42주년을 맞이하는 우리 교회의 미래 위에 늘 함께 하시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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