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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언약을 맺으리라 / 예레미야 31:31-34

31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보라 날이 이르리니 내가 이스라엘 집과 유다 집에 새 언약을 맺으리라
32 이 언약은 내가 그들의 조상들의 손을 잡고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던 날에 맺은 것과 같지 아니할 것은 내가 그들의 남편이 되었어도 그들이 내 언약을 깨뜨렸음이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33 그러나 그 날 후에 내가 이스라엘 집과 맺을 언약은 이러하니 곧 내가 나의 법을 그들의 속에 두며 그들의 마음에 기록하여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될 것이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34 그들이 다시는 각기 이웃과 형제를 가르쳐 이르기를 너는 여호와를 알라 하지 아니하리니 이는 작은 자로부터 큰 자까지 다 나를 알기 때문이라 내가 그들의 악행을 사하고 다시는 그 죄를 기억하지 아니하리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예레미야서는 성경 66권 중에서도 읽어가기 힘겨운 책입니다. 길이도 시편 다음으로 길지만 시편은 여러 시들을 모은 것이기에 하나의 주제로 기록된 책들 중에서는 가장 긴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내용에서도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을 다루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갈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성경을 읽으면서 기도의 응답, 하나님의 축복과 은혜, 마음의 평화를 기대하고 우리 일상의 지혜를 얻고자 하지만 예레미야서에서 우리가 듣게 되는 것은 죄악의 지적, 회개의 촉구, 파멸과 재앙의 선포입니다. 그 가운데에서 그래도 우리에게 위로와 소망을 주는 내용이 30장부터 33장까지 이어집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위로의 책이라고도 부릅니다.

우리는 글을 쓸 때에 일반적으로 미괄식 혹은 두괄식이라고 부르는 형식을 따릅니다. 주제 혹은 결론이 맨 뒤에 나오거나 혹은 맨 앞에 나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성경의 많은 글들은 그 구조상 중괄식이라고 할 수 있는 구조를 따른 경우도 많습니다. 특별히 구약성경이 그렇습니다. 전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메시지를 정가운데에 두고 전체적으로는 일종의 대칭 구조를 이룹니다. 즉 A-B-C-B′-A′의 형식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예레미야서 30장에서 33장에 나오는 소망과 위로의 말씀은 예레미야 선지자의 예언 가운데에서도 핵심적인 부분임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그 가운데 오늘 본문인 31장 31-34절의 말씀은 예레미야서 전체에서 뿐만 아니라 신구약 성경 전체에서 큰 전환점을 이루는 중요한 말씀입니다.

성경은 크게 구약과 신약으로 나뉩니다. 구약은 옛 언약, 신약은 새 언약이라는 뜻입니다. 신약, 즉 새 언약이라는 말이 성경에 처음 등장하는 것이 바로 예레미야서의 오늘의 본문입니다. 신약성경에서는 예수님이 성찬의 예식을 제정하시면서 잔을 나누어 주시고 내 피로 새운 새 언약이라고 말씀하셨을 때에 바로 예레미야 선지자의 예언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오늘의 본문에서 말하는 새 언약이란 무엇인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옛 언약에 대해 살펴보아야 합니다.

언약이란 말은 요즘은 언약식 정도에서나 사용하지만 히브리어에서는 원래는 약속, 혹은 계약이라는 뜻입니다. 우리말 성경에서 언약이라는 말로 번역할 때에는 주로 하나님과 사람이 맺은 약속을 가리킵니다. 구약에는 여러 가지 언약이 등장하지만 그 핵심에는 모세를 통해 시내산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맺은 언약이 있습니다. 이 언약은 겉으로 보기에는 율법의 준수를 조건으로 한 축복의 언약입니다. 즉 율법을 지키면 복을 받고 율법을 지키지 않으면 저주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옛 언약의 핵심에도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있었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이 모세에게 십계명을 들려서 애굽에 보내셔서 40일을 줄테니 이 율법을 다 지키면 그때 내가 가서 너희를 구원해주시겠다고 하셨다는 식의 이야기를 전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먼저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에서 건져내신 후에 그들을 하나님의 백성으로 삼으시고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닮아가는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아가는 은혜와 축복의 길을 가르쳐 주신 것입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은 새 언약에 대해 말씀하면서 “내가 그들의 조상들의 손을 잡고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던 날에 맺은 것과 같지 아니할 것은 내가 그들의 남편이 되었어도 그들이 내 언약을 깨뜨렸음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을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옛 언약에 대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옛 언약도 하나님이 낮아지셔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찾아오셔서 그들의 손을 잡고 그들을 건져 주신 것이고 마치 하나님이 그들의 남편이 되신 것과 같은 사랑의 언약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이 언약 속에 담긴 하나님의 약속을 믿지 못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지 못하고 하나님은 그들에서 멀리 계시다고 생각했고 그들을 돕고 복을 내리는 것은 바알 같은 우상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바벨론이나 애굽 같은 열강들이 그들을 구원해 주리라고 생각하였고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들은 강대국에게 놀림감이 되고 꼭두각시가 되고 후에는 버림을 받고 멸망을 당하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믿지 못하고 하나님을 배반하여 다른 신들을 의지하고 강대국들을 의지했다가 그들에게 버림을 받고 멸망을 당하게 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은 무엇이라고 말하시겠습니까? 이제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들과의 관계는 다 끝난 것 아닙니까? 그런데 하나님은 그들이 이 언약을 지키지 못했는데도 계약이 파기되었음을 선언하시지 않고 새 언약을 말씀하십니다. 새 언약이라고 하시는 것은 그들은 언약을 깨뜨렸지만 하나님은 여전히 그 언약이 유효하시다고 선언하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옛 언약에서도 기초였지만 이제 새 언약에서 하나님은 더 크신 사랑을 보여주시겠다는 사랑의 선언을 하십니다. 옛 언약은 이스라엘 백성들만이 알고 있었지만 새 언약에서는 모든 민족들을 부르셔서 하나님의 백성이 되게 하셨습니다. 우리도 새 언약의 부르심 안에서 이제 하나님의 백성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세워지는 새 언약은 하나님의 법을 돌판이 아니라 마음에 기록하며 그들의 죄악을 사하고, 그 죄를 기억하지 않으신다는 은혜의 말씀에 기초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법을 그들 속에, 그들 마음에 기록하신다는 것은 어떤 외적인 강제 규정에서가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해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을 우리의 마음 속에서 진심으로 따르게 되는 것을 말씀하는 것입니다. 신약 성경 로마서에서도 성도의 삶에 대해 이렇게 말씀합니다.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2) 그러면 하나님은 어떻게 우리의 마음을 새롭게 하십니까?

먼저 예수님의 십자가로 우리의 마음에 하나님의 사랑을 새겨주십니다. 예수님께서 잡히시던 날 밤에 떡과 잔을 제자들과 나누시며, 이것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라고 말씀하실 때에 바로 예수님을 통해 예레미아가 예언한 새 언약의 시대가 이제 시작이 됨을 말씀하셨습니다.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내가 내 피로 너희의 마음에 하나님의 사랑을 새겨주시겠다”는 말씀입니다. 우리를 위해 당하신 모든 고난과 십자가의 보혈로 예수님은 하나님의 사랑을 우리의 마음에 새겨 주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한 사람들은 사랑의 감동으로 마음의 변화를 받아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어떤 강제 규정을 두려운 마음에서 지키거나 혹은 이해득실을 수없이 계산해가며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깨닫고 기쁜 마음으로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을 찾고 자발적으로 순종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법은 우리의 마음에 새겨집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성령을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부활하시고 승천하시면서 모든 믿는 자들에게 성령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성령은 오늘, 지금도 우리 안에 계셔서 우리의 마음을 주관하시고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깨닫게 하시고 하나님을 더욱 사랑하며 마음으로부터 순종하게 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연약함을 아시고 성령으로 우리를 도우셔서 우리의 마음에 하나님의 사랑을 새겨주시고 우리가 성령의 감동으로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며 믿음의 길을 기쁨으로 걸어갈 수 있도록 도우십니다.

이렇게 새 언약을 통한 하나님의 역사하심은 우리의 마음에서부터 시작되며 성령의 감동으로 시작되고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사랑으로 시작됩니다. 하나님이 우리와 맺으시는 새 언약은 용서와 사랑의 언약이며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날마다 새롭게 경험하게 되는 언약입니다. 이렇게 새 언약이 마음에 새겨진 사람은 하나님의 사랑을 알고 그 사랑 안에서 그 사랑을 함께 나누며 살아가게 됩니다.

우리 교회가 성령의 임재가 가득한 교회가 되어 하나님의 사랑이 모든 성도님들의 마음에 새겨지는 교회가 되며 각 사람의 마음속에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충만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며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을 함께 바라며 하나님께서 이루시고자 하시는 일에 기쁨으로 순종하며 따르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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