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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평가 / 열왕기하 18:1-6

1 이스라엘의 왕 엘라의 아들 호세아 제삼년에 유다 왕 아하스의 아들 히스기야가 왕이 되니
2 그가 왕이 될 때에 나이가 이십오 세라 예루살렘에서 이십구 년간 다스리니라 그의 어머니의 이름은 아비요 스가리야의 딸이더라
3 히스기야가 그의 조상 다윗의 모든 행위와 같이 여호와께서 보시기에 정직하게 행하여
4 그가 여러 산당들을 제거하며 주상을 깨뜨리며 아세라 목상을 찍으며 모세가 만들었던 놋뱀을 이스라엘 자손이 이때까지 향하여 분향하므로 그것을 부수고 느후스단이라 일컬었더라
5 히스기야가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를 의지하였는데 그의 전후 유다 여러 왕 중에 그러한 자가 없었으니
6 곧 그가 여호와께 연합하여 그에게서 떠나지 아니하고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신 계명을 지켰더라

지난 수요일과 목요일, 1박2일동안 전교인 수련회를 잘 마쳤습니다. 이번 수련회에서 주안점으로 두었던 것은 “살아계신 하나님을 경험하는 삶”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살아계셔서 역사하시는 것을 어떻게 경험할 수 있을까요? 내가 얼마나 간절하게 하나님을 능력을 구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더 근본적인 것은 내가 하나님과 어떤 관계를 맺고 살아가느냐에 있습니다. 이번 수련회에서 강사 목사님이 요한복음 12장의 말씀을 인용하시면서 하신 말씀이 특히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사람이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르라 나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자도 거기 있으리니 사람이 나를 섬기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귀히 여기시리라”(요한복음 12:26)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고 섬기는 사람들을 하나님께서 귀히 여기신다는 말씀은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할 수 있는지를 분명하게 가르쳐 줍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그분을 믿고 섬기며 그분의 말씀에 순종하는 사람을 하나님도 귀하게 여기시고 그를 위하여 능력을 베푸십니다.

오늘의 본문의 주인공인 히스기야는 하나님의 계명에 순종하므로 하나님의 큰 능력과 구원을 경험했던 왕이었습니다. 열왕기에 여러 왕의 이름이 나오지만 적어도 히스기야와 요시야는 기억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히스기야가 왕으로 유다 왕국을 다스리던 때는 바로 북왕국이 무너지던 때였습니다. 히스기야 6년에 북왕국이 앗수르에게 멸망당합니다. 북이스라엘의 멸망은 곧 남유다의 위기이기도 했습니다. 히스기야 왕 14년에 앗수르 왕 산헤립이 남유다로 쳐들어왔습니다. 남유다가 앗수르의 공격을 이겨내고 나라가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히스기야의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고등학교때 국사선생님이 우리나라가 왜란과 호란을 겪고 나라가 황폐화됐지만 망하지 않았던 것은 그 뒤에 영조와 정조와 같은 훌륭한 왕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이스라엘의 역사와 비교하여 이야기하자면 남유다가 북이스라엘이 멸망한 후에도 남아있을 수 있었던 것은 히스기야와 요시야와 같은 신실한 왕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경은 히스기야에 대해 거의 완벽에 가까운 평가를 합니다. “히스기야가 그의 조상 다윗의 모든 행위와 같이 여호와께서 보시기에 정직하게 행하여” “히스기야가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를 의지하였는데 그의 전후 유다 여러 왕 중에 그러한 자가 없었으니” “그가 여호와께 연합하여 그에게서 떠나지 아니하고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신 계명을 지켰더라”

히스기야가 이렇게 유다의 역사상 전무후무한 왕이라는 훌륭한 평가를 받게 된 중요한 이유는 그가 산당을 없앴기 때문입니다. 히스기야는 민간신앙의 근원지이고 우상숭배의 장이었지만 그 이전의 왕들이 감히 손을 못대던 각 지역의 산당을 없애고 우상을 깨뜨리며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만을 섬기도록 이끌었습니다.

우상을 파괴하는 열심이 오늘날에는 배타적이고 공격적인 신앙의 표현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는 남왕국이든 북왕국이든 근본적으로 하나님과 맺은 언약 위에 세워진 나라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만을 믿고 섬기면 하나님께서 그들과 함께 하시며 그 나라를 지키시고 은혜를 베풀어 주신다는 언약이 이스라엘의 존립의 근거였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왕으로서 가장 중요한 사명은 백성들이 하나님과 맺은 언약을 충실하게 지키도록 하는 것입니다. 히스기야는 이 사명을 수행함에 있어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로서만 여겼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히스기야 스스로도 하나님을 사랑하고 “여호와께 연합한 사람”이라고 평가받을 만한 깊은 신앙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신약성경에서는 사도 바울이 늘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 있고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계시다는 것을 강조하며 그리스도와 연합하는 것을 강조하지만 구약시대에 하나님은 멀리 계신 두려운 분으로 여겼기 때문에 “여호와께 연합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을만한 사람은 매우 드물었습니다. 그러나 히스기야는 바로 그런 믿음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면 정말로 히스기야는 완벽한 사람이었고 늘 항상 언제나 하나님만을 의지한 사람이었기에 그런 평가를 받은 것일까요? 성경의 기록을 보면 히스기야에게도 결함이 있었습니다. 앗수르가 쳐들어 왔을 때에 그는 강한 믿음의 확신을 가지고 앗수르에 맞서 싸우지 못했습니다. 그는 앗수르를 두려워하여 많은 은과 금을 갖다 바쳐서 공격을 모면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앗수르는 금과 은에 만족하지 않고 예루살렘으로 쳐들어 왔고 결국 그는 간절히 하나님께 기도하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였고 하나님이 놀라운 능력을 나타내서서 앗수르 군대를 물리쳐 주셨습니다. 그리고 후에 앗수르가 쇠퇴하고 바벨론이 일어서게 될 때에 바벨론은 유다와 동맹을 맺어 앗수르에 대항하기 위해 예루살렘에 사자를 보냈습니다. 그때 히스기야는 우쭐하고 교만해져서 바벨론에게 왕궁의 부와 무기를 다 내다 보이고 자랑하다가 이사야 선지자의 책망을 받았습니다. 또한 그의 아들 므낫세는 남왕국에서 가장 악한 왕 중의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즉 자신은 신실한 믿음을 가졌지만 자녀의 신앙 교육에는 실패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런 사람이 전무후무한 왕으로 평가를 받게 되었을까요?

예전에 어느 원로 목사님이 은퇴하시면서 하신 간증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분은 지난 인생과 목회를 회상하시면서 많은 허물이 있었고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하나님이 은혜로 인도해 주신 것은 과거에 하나님 앞에서 진실되게 행했던 순수한 모습을 기뻐받으셨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시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 주셨습니다. 그 목사님은 원래 북한에서 전도사로 교회를 섬기셨는데 6.25전쟁 때 국군이 북진을 한 후에 어느날 저녁에 미군 지프차가 교회로 찾아왔다고 합니다. 그 지프차를 타고 온 미군 장교들이 하루밤을 묵어 갈 수 있게 해달라고 해서 정성껏 대접을 하고 잠자리를 마련해주었다고 합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이 이 사람들이 떠나면서 지금 사실 중공군이 밀려와서 전선이 무너지고 있는데 마침 지프차에 자리가 있으니 같이 타고 가자고 이야기를 했답니다. 그런데 그 분은 그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교인들을 두고 나 혼자만 피신할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거절하고 대신 급히 교인들과 마을 사람들에게 알려서 함께 피난을 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목사님의 표현대로 하자면 마치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출애굽을 할 때처럼 급하게 사람들이 짐을 싸고 나와서 함께 이남으로 내려오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그때의 진실한 모습을 보시고 그 후에 그분의 인생에서 은혜를 베푸셔서 허물을 가려 주시고 부족함을 채워주셨다고 고백하는 말씀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신약성경에 보면 예수님이 나다나엘이라는 사람을 만나는 장면이 나옵니다. 나다나엘은 예수님에 대해 소개를 받았을 때 예수님이 나사렛 출신이라는 말을 듣고 어떻게 선지자가 나사렛 같은 곳에서 나올 수 있겠느냐고 생각하며 별로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나다나엘을 보시고는 “보라 이는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라 그 속에 간사한 것이 없도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나다나엘은 그 말씀을 듣고 놀라서 자기에 대해 모르시면서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물었는데 그 때에 예수님은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을 때에 보았노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무화과나무는 유대인들이 나무 그늘에서 쉬는 곳이기도 했지만 또한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며 기도하던 장소이기도 했습니다. 그가 나사렛에서 선지자가 나올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을 보면 그는 하나님의 구원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던 사람이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나다나엘도 인간으로서 여러 가지 연약한 모습이 있었겠지만 그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을 때, 그가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하나님의 구원을 기다리며 기도할 때의 그의 모습을 보시고 예수님은 그를 간사한 것이 없는 진실한 사람으로 인정해 주셨던 것입니다.

열왕기에는 왕들에 대한 다양한 평가들이 나옵니다. 결국 하나님이 보시는 것은 그들의 믿음이었습니다. 세상적으로 보기에 업적이 많은 사람들도 있었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하나님의 평가의 기준은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게 행하였는가, 온전한 믿음을 가졌는가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비록 그가 늘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일관되게 살지 못했다하더라도 그들의 가장 순수했던 믿음을 보시고 그들을 평가하십니다. 성경에서 악한 왕이라고 평가되는 사람들은 거꾸로 여러 가지 제법 괜찮은 일들도 했지만 그들의 마음의 중심을 한 번도 하나님께 드린 적이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도 허물이 많고 여러 가지로 부족한 사람들이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가장 순전했던 믿음을 보시고 우리를 구원하시고 우리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십니다.

우리나라의 근대의 역사에서 제가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모든 국민들이 다 같이 존경하는 인물이 매우 드물다는 점입니다. 그것은 우리나라 화폐에 그려진 사람들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나라에 돈에 새겨지는 사람들은 그 나라의 오늘날의 모습을 만드는데 크게 기여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대부분 근대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미국 같은 경우에는 조지 워싱턴, 링컨, 벤자민 프랭클린 같은 사람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중국은 모두 다 모택동이 그려져 있고 인도는 다 간디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화폐에는 조선시대 사람들밖에 없습니다. 근현대사의 인물이 한명도 없습니다. 자신의 반대편에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에 대한 평가가 박하기 때문에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모택동이 죽은 후에 권력을 잡은 등소평은 자신이 모택동에게 박해를 받고 많은 고생을 한 사람이었지만 모택동의 업적에 대해 “공칠과삼(功七過三)”이라는 유명한 평가를 내렸습니다. 잘못한 점도 있지만 공이 더 많다고 본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서 문화대혁명의 상처로 얼룩진 중국 사회를 통합하며 개혁개방의 시대를 열어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이야기가 잘 알려져 있고 이 이야기를 인용하여 쓴 글들도 많은데 아쉬운 것은 대부분 자신과 반대의 입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그런 태도를 가질 것을 요구하는 이야기이지 자신이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을 이해하고자 이 이야기를 인용한 글은 드뭅니다.

어떤 정치적인 인물이 아니라 내 주위의 사람들에게서도 단점을 보면서 사람들을 깍아내리기 보다는 그들의 장점을 먼저 보아주고 인정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은 괜찮지만 조금이라도 자신과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경쟁의 대상으로 여겨서 흠집을 내고 깎아 내리려는 거의 본능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의 허물을 아시면서도 우리의 가장 순전했던 믿음을 보시고 우리를 구원해주셨듯이 우리도 다른 이들에 대해 좀 더 너그럽고 그들의 좋은 점을 먼저 보아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를 부끄럽게 합니다. 우리는 그런 사랑과 은혜를 받을 자격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의 허물을 덮어 주시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때에 우리는 스스로 부끄러움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잘못 이해해서 자신이 제법 괜찮은 사람인것처럼 착각하며 자신의 잘못된 모습들을 부정하고 망각해서는 안됩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을수록 더욱더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온전한 삶을 위한 도전을 그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가장 순수했던 때를 기억하시고 우리의 진심을 받아주십니다. 다른 이들의 진실된 모습을 알아주고 그들을 너그럽게 대하며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부족함을 기억하며 더욱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온전한 삶을 살아가는 믿음의 길을 걸어가는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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